서울 구경

처음으로 서울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마지막 학창 시절을 보낸 곳이며, 그렇게 고궁들과 문화재들을 사이트 삼아 다녔는데도...
그 당시에는 열린 곳들이 많지 않아서, 사실 그냥저냥 다닐 수 있었던 곳은 경복궁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서울 여행에서는
첫날 아침부터 삼청공원으로 올라 멋진 바위 위에서 세종로와 경복궁 일대 전경을 처음으로 한눈에 다 보고,
숙정문을 지나 북악산 산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마침내 서울 시내 전경을 한눈에 다 봤다!
광화문 일대, 남산 아래 명동으로 가는 숲을 따라 창덕궁, 창경궁이 있는 숲, 그리고, 뒤의 북한산 모습까지!
멀리는 서쪽으로 일산까지 보인다. 남으로는 관악산도 보이고.

창의문으로 내려오면서 본 북악 스카이웨이!!
아~~ 바이크 타고 달려야 하는데....
북한산 형제봉 가는 길 사이의 여러 건물들과 흰 봉우리들...
산의 모습이 비로소 잘 보이더라!
처음 마주한 북한산의 병풍 같은 모습,
개면을 한 산이 안녕~ 하며 반가이 인사를 나누는 얼굴이었다.

갤럭시 워치 내비게이션으로 다녔더니 배터리 세상 빨리 단다.
충전기 없이 갔기 때문에, 결국 을지로 삼성서비스센터까지 가서 충전을 조금 해서 겨우 썼다.

그리고, 이틀째
나는 창덕궁엘 처음 갔다.
그랬나??
옛날 창경원 시절에 가본 건 아니려나?
혹시 낙선재에 간 적은 없었나??
사실 이제 기억이 없는 곳이 많아서,
나는 늘 처음 가는 사람처럼 길을 다니기에
처음 가서 처음인지, 기억이 없어 처음인지 난 모른다.
이런 걸 다 차치하고라도
난 서울에 있는 궁궐들 중에 창덕궁이 가장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중에 희정당 심처의 뒤뜰 두 건물이 나란히 있는 자리.
북문이 있고, 그 문을 열면 아마도 비원으로 직접 가는 길이 있을 거다.
왼쪽엔 용마루가 없다.
추측건대 그곳엔 왕비나 황후가 있었을 것 같고,
오른쪽에 왕이나 황제가 있었을 것이다.
그곳엔 용마루가 단단히 얹혀 있더라.
그리고, 그사이 작은 뜰에 소나무와 몇 그루 관목들이 만든 정원,
두 건물 사이의 돌계단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창경궁도 한 바퀴 돌아보고...
낙선재도 둘러봤지만, 난 희정당 그 자리가 4개의 궁궐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그래서, 비원을 한 바퀴 돌고 난 다음에 다시 가서 한참을 그 자리에 앉아서 쉬다 왔다.
사랑스러웠다.

인사동에 있는 호텔에서 잠을 자고,
조계사에 잠시 들러 구경하고,
참! 놀라운 설명~~
아침밥을 하는 곳이 없어서,
템플스테이? 공양? 뭐 이런 이름이 기억나는 건물 입구에서
아저씨께 아침밥하냐 물으니 여긴 예약을 해야 하며
점심부터 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알려주신 아침밥하는 집!
요 아래 만리장성!!!!!!!에 가시면 아침밥합니다!
응??????
갔더니 만리장성 간판이 있는 골목 안에 아침밥하는 집이 있었다!!
백반 3천 원 와우! 북엇국 5천 원, 깜짝 놀랐다.
북엇국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인사동엔 아침밥 하는 집이 없었다.
마지막 날엔 호텔에서 주는 아침 먹고 경희궁과 덕수궁을 향해 걸었다.
가는 길에 본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안에선 본 경복궁과 북악산 경치는 정말 장관이었다.
단풍과 고궁 그리고 사람들...

경희궁으로 걸음을 걸었다.
서울 참 많이 바뀐 게 보이더라...
낡은 건물들 다 사라지고,
새 건물들이 즐비하다.
서울 박물관도 그렇고 경희궁 앞 뜰도 좋았지만...
그래! 내가 기억하던 서울의 고궁 모습은 사실 저렇게 매일 공사 중이었다.
사실 그래서 난 이제야 서울 구경을 제대로 한 것이다.
우리 때는 대부분의 고궁들이 다 공사 중이었다.
정동 쪽으로 내려오면서 대사관 길들이 있는 곳 근린공원으로 걸음을 걷는데,
좁은 문으로 사람들이 계속 나와서 가보니, 그곳이 고종의 길이었다.
아관파천을 했던 그 길, 거기도 이제 열었더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왔지만,
나는 반대로 그 길에서 덕수궁 돌담길로 가면서 이번에 열린 그 길을 또 걸었다.

여러 가지 행사들이 벌어지고 멋진 기념품들도 많이 팔고!
이제 덕수궁에 가서 현대적인 우리 가락도 마침 공연을 해서 듣고, 한 바퀴 산책하다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코린티안과 이오니안 오더를 봤다 엔타시스도
그리고, 고종황제가 커피를 마시며 쉬기 좋아하셨다는 바로크 양식의 건물도.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선 김장 축제가 한창이다.
쭉~~질러 가서 점심 먹으러~~
무교동 북엇국집으로~~~
7천5백 원! 맛있다.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 옆 북엇국집을 포함한 서울 가서 들르게 되면 갈 북엇국집.
맛은 이곳이 더 좋다.

다시 성공회 주 성당으로 와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을 또 함 보고~ 바로 옆의 한옥도 보고~~
주차장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하고~~
진한 커피 맛과 덕수궁의 나무들과 성당 그리고 뜨거운 한낮의 햇살을 함께 하다 집으로 왔다.

나는 이번에 처음으로 정말 제대로 된 서울 구경을 하고 왔다.
바꿔 말하면 이제야 우리는 서울 구경을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두루 많은 이유로 우리가 갈 수 없던 곳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이제야 제대로 서울 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